몇 달 동안 칼로리 섭취량을 정상의 3분의 1 이하로 줄이는 초저칼로리요법으로 당뇨 환자의 절반 가량이 약물 없이도 정상으로 회복됐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요법으로 체중을 15kg 이상 뺀 사람들의 경우 정상회복자가 85%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총 2년짜리 연구 중 1년째 연구결과여서 장기적으로도 효과가 있는지, 큰 부작용은 없는지 등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가 뛰어나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대학과 글래스고대학 공동연구팀은 영국의 당뇨 관련 비영리단체인 '다이어베티즈 UK'의 지원을 받아 '당뇨환자 회복 임상시험'(DiRECT)을 2011년부터 해오고 있다.

이는 2~5개월 동안 하루 섭취 열량을 약 600~800킬로칼로리(㎉) 정도로 제한하되 각종 영양소는 골고루 포함해 섭취하면서 기본적 당뇨관리법을 지키는 것이다. 표준 섭취 열량은 나이와 체격 등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인 남성의 경우 약 2천㎉라는 점에서 그 40%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다.

또 정해진 기간 섭취 후엔 다시 정상적인 당뇨 식사를 하면서 감량된 체중을 유지토록 하되 당뇨약은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미 성인당뇨 환자 11명에게 8주 동안 이 요법을 실시하자 당뇨와 밀접한 간과 췌장의 지방이 대폭 줄어들고 식사 때 생산되는 인슐린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30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이런 효과가 재확인됐으며, 2개월간 초저칼로리요법 중단 6개월 뒤에도 혈당이 정상이었으며, 당뇨를 앓은 지 10년 된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엔 규모와 기간을 크게 늘려, 당뇨 진단을 받은 지 6년 이내인 20~65세 자원자 298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했다.

한 그룹은 사람에 따라 3~5개월 동안 초저칼로리요법을, 다른 그룹은 표준치료법만 지키도록 했다. 표준치료법은 탄수화물 비중과 섭취 칼로리를 어느 정도 줄이고 적절한 운동을 해 체중을 빼면서 금연 절주를 하는 것이다. 초저칼로리 요법은 여기에 더해 강력한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음식은 주로 주스를 비롯한 유동식으로 섭취했다.

그 결과 요법 시행이 끝나고 약을 먹지 않은지 1년째에 일반요법 그룹은 4%만 정상으로 회복된 반면 초저칼로리요법은 46%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도 정상회복엔 체중감량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일반그룹의 감량폭은 평균 1kg이었고, 초저열량그룹은 평균 10kg이었다.

특히 0~5kg 감량자들의 정상회복률은 평균 7%였으나 5~10kg 감량자들은 34%, 10~15kg 감량자들은 57%였다. 15kg 이상 감랑자는 86%나 됐다.

복통과 쓸개 통증 등 몇 가지 부작용이 초저칼로리그룹은 9명(4%), 일반요법그룹은 2명(1%)으로 큰 차이는 없었고 심각한 부작용도 없었다.

이 요법은 개인별 식단과 열량조절, 저혈당 등 여러 부작용 위험을 관찰하고 예방해야 하므로 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해야 한다.

연구팀은 2년으로 예정된 시험을 계속해봐야 하지만 당뇨 진단 후 가급적 빨리. 특히 약을 먹지 않고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일은 환자와 국가보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6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당뇨연맹(IDF) 총회에서 발표됐으며,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렸다.[http://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7)33102-1/abstract]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