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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예고한 전날 SNS 홍보-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도시 경쟁력을 낮추는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고, '광역 서울도(道)'라는 초강대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전날에는 이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재선 출마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면서 내년 지방선거 이슈에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사진은 생각에 잠긴 남경필 지사. /경인일보DB

道 이름 버리고 "서울과 합치자"
토론회서 재선 출마 화두로 던져
청중들 "왜 광역 경기가 아니냐"
서울 중심적 사고 비판 속 '파장'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3일 국회를 찾아 경기도에 대한 수도권 규제 철폐를 주장하면서 "경기도를 포기하고 서울과 합치자"고 제안했다.

4년 전 도지사선거에 출마하면서 경기도 연정(연합정치)을 공약한 남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광역 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저 스스로 경기도를 포기하겠다. 더 큰 대한민국으로 나가기 위해 서울과 합치자는 도발적인 주제를 제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 정치권에서도 재선 출마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면서 내년 지방선거 이슈에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남 지사는 먼저 기조발제에서 "경기도지사가 '경기'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광역 서울도'로 가자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나는 교통 상수도 주거 생활로 보면 서울과 금을 그어 놓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면서 "또 30년 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통해 수도권을 눌렀지만 풍선효과는 지방으로 가지 않고 외국으로 튀어 나갔다. 국가의 미래 경쟁력 차원에서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경기를 묶은 수도권과 대전, 대구, 경북, 부산, 광주 등 초광역 도시권으로 만들고 나서 수도권이 갖는 이익을 실질적으로 지방에 분배하자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는 대신 런던, 베이징, 도쿄, 뉴욕, 파리처럼 초강대도시를 육성하자는 주장이다.

남 지사는 이같은 거버넌스(통치) 구축을 위해 ▲국가 공동세 도입 ▲지역 상생발전 기금 확대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 ▲개발권 양도제의 응용 등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도 남 지사는 '광역 서울도' 추진을 지방선거 이슈로 삼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선거 이슈로 삼을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남 지사는 "과거의 선거를 보면 무상급식, 무상보육 이런 것들이 어젠다가 되고 심판받고 추진됐는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이런 국가 미래에 대한 성장 전략을 놓고 어젠다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선 출마 이슈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남 지사 측은 "이번 '광역 서울도' 제안은 야권의 후보 연대까지 고려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서울시장 및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남 지사가 어느 서울시장 후보와 이같은 연대를 꾀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날 토론장에 참석한 청중들 사이에선 "경기도에서 만드는 일자리가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90.5%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는데 왜 '광역경기'가 아닌 '광역서울'이냐 "는 불만이 터지는 등 제안 자체가 서울 중심적 사고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