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해 징계를 받은 전 박물관장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수원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김동빈)는 김모(53·여)씨가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2년간 경기도의 한 박물관 관장으로 근무할 당시 직원들에게 "박물관에서 일할 동안에는 임신하지 말라", "치마를 입어라"를 비롯한 성차별적 발언과 "꺼져", "토 달지 마" 등의 폭언을 하고, 남자 직원의 엉덩이 부분을 손으로 치는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경기문화재단으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경기문화재단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했다. 김씨는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징계가 그대로 유지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았으며 재심 당시 처음 인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그대로 참여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 직원의 고충상담 민원으로 감사가 시작된 점, 감사과정에서 다수의 직원이 성차별적 발언과 폭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점, 원고가 엉덩이를 친 남자 직원이 당시 상황에 대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했지만 원고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심의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는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해 재단이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재심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