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남 영암으로 퍼지는 등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인천시를 비롯한 각 기초자치단체들도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전격 취소하는 등 AI 유입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인천 서구는 '2017 정서진 해넘이 축제'와 '2018 서구민 새해맞이 행사'를, 연수구는 동춘공원에서 진행하려던 해넘이 축제를 취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기초자치단체는 AI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많은 인파가 모이는 행사를 개최할 경우 감염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해넘이, 해맞이 행사 취소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AI 대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24시간 감시 체계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인천지역에서 AI로 의심해 시민들이 신고한 사례는 모두 13건으로, 남동구 지역 1건, 중구 3건, 강화군 2건, 옹진군 3건, 계양구 3건 등이다.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시는 인천지역이 철새 이동 경로인 서해안 벨트에 위치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내에 방역, 상황총괄관리, 응급복구, 환경정비 등 8개 실무반을 편성해 ▲거점 소독시설과 이동통제 초소 설치 운영 ▲도계장, 사료공장, 소규모 가금 농가에 대한 방역과 예찰 강화 ▲철새도래지와 인근 농가에 대한 일제 소독 실시 ▲방역 이행 상황 점검을 위한 합동 점검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3개 반으로 구성된 공동방재단을 6개 반으로 확대하고 각 군·구에 AI 대응요원 1천390명을 지정해 가금류 대량 살처분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중구, 계양구, 강화군 지역 9개 지점에는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지역에는 1천29개 농가에서 143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구 토종닭 사육 농가에서 AI가 발병해 1천446마리를 살처분한 바 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