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사 "아직 합의 안됐다"
증액사업 18건 부동의 의사

무상교복 난관 도의회 당혹
슈퍼맨펀드 '줄다리기' 계속
김포도시철도 이견 못좁혀

끝나는가 싶던 경기도·도의회의 '예산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도의회 양당이 예산 반영에 잠정합의했던 무상교복(12월18일자 2면 보도)에 대해 남경필 도지사는 "아직 합의된 게 아니다"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슈퍼맨 펀드·빅파이 프로젝트 등 남 지사 공약사업과 관련된 예산 반영을 두고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남 지사는 이날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예산 편성은 도의회와 합의된 게 아니다. 협상 중"이라며 "무상교복과 같은 보편적 복지의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 현재로써는 부정적이다. (도의회에) 동의를 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난 15일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정책예산 중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저소득 청년에게 매달 13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미생 카드'와 저소득 군 복무 청년이 10만원을 저축하면 도가 복무기간 동일한 액수를 지원해주는 '청년 나라사랑 통장 지원' 정책 외에는 조건부 동의 의사를 밝혔다.

무상교복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동의 절차를 밟고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조건으로 예산 반영에 동의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남 지사의 이같은 발언으로 다시 시행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정책예산에 대해 도와 계속 논의가 있었고 어느정도 합의를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당혹스럽다"며 난색을 표했다.

무상교복의 향방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남 지사의 공약사업비 반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는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삭감된 남 지사의 공약사업 예산에 대해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일하는 청년' 등 도의 역점사업 외에 '슈퍼맨 펀드'와 '빅파이 프로젝트', '공유경제 플랫폼 구축 운영' 등 남 지사의 공약사업 예산도 일부 삭감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도가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예산 다수에 부정적 의사를 표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도는 지난 15일까지 민주당·자유한국당 정책예산 3건을 포함, 모두 18건의 사업비 집행에 부동의 의사를 전했다. 도가 예산 집행에 부동의하는 사업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도의회가 이견을 빚고 있는 김포도시철도 조성 예산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의회는 용인·의정부도시철도 조성 당시 도가 예산을 지원했던 점을 거론하며 김포도시철도 예산 반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도는 "김포시가 도비 지원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해 추진하고 있어 도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편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내년 도·도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한 후 22일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