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백암 가금류 사육 밀집지역
야생조류 분변서 '고병원성' 확인
전북·전남·제주와 같은 'H5N6형'
반경 10㎞ 닭·오리 도내 35%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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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쑥대밭이 됐던 경기도에 다시 '고병원성 AI 비상'이 걸렸다.

용인시 백암면 청미천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되면서, 사실상 경기도에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상륙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청미천을 중심으로 경기남부 일대는 가금류 사육 농가가 몰려있는 지역이어서, 고병원성 AI가 확산될 경우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청미천 일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를 검출했던 국립환경과학원이 해당 바이러스를 정밀검사한 결과 이날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해 통보했다.

'H5N6형'은 올 가을 이후 전라도와 제주도에서 발생한 5건의 고병원성 AI가 공통적으로 나타낸 유형이며, 지난해 겨울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유형의 하나다.

11월 19일 전북 고창의 육용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전남 순천, 제주 하도리(2곳), 전남 영암 종오리 농장 등에서 잇따라 같은 유형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에 비상이 걸려 있었다. ┃그래픽 참조

남부지방에서 잇따라 확인되던 고병원성 AI가 용인에서도 확인되면서, 경기도는 고병원성 AI에 사실상 노출된 상황이 됐다. 언제든 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고병원성 AI가 발견된 용인 백암면의 하천인 청미천은 용인 남부~안성 북부~이천 남부지역으로 연결돼 있어 감염된 철새 등을 통해 AI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바이러스 검출지 일대 반경 10㎞ 안에는 217개 농가에서 378만7천마리의 가금류(닭·오리 등)를 사육하고 있다. 용인을 비롯해 안성·이천·화성 등 인접지역에서 사육하는 닭·오리는 총 1천85만여마리로 경기도 전체 사육 마릿수의 35%가 넘는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겨울 경기도를 휩쓴 AI의 여파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지역이기도 하다. 용인은 작년 4/4분기 240만마리였던 가금류 사육 마릿수가 대규모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올해 1/4분기에 126만마리로 줄었고, 안성은 470만마리에서 65만마리로 급감해 경기남부에서 최대 피해를 입었다.

이천(275만→96만마리)과 화성(307만→128만마리) 역시 대규모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방역당국은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19일부터 해당 지역에 고병원성 검출에 준하는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검출지점 중심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이동통제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용인시 관내 모든 가금농가에 대해서도 예찰을 강화하고 축산시설에는 야생조류의 접근 차단을 위한 그물망 설치와 생석회 도포 등을 진행중이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