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말 용인에 우선 배치
'폭 12m' 좁은 길 진입 불가
올 실제 사용 7건·17% 그쳐
거리 제약 초동조치에 한계
경기도재난안전본부가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현장에서 운용 가능한 무인방수(放水)파괴탑차를 도입했지만 거리상 제약 등의 이유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5일 발생한 수원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신축 현장 화재와 66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급격한 연소 확대로 소방대원 진입이 어려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같은 화재 현장에서 파괴탑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6일 도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 안성 냉동창고 화재 이후 파괴탑차 도입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 2015년 말 17억여원을 투입해 파괴탑차 1대를 용인에 있는 특수대응단에 우선 배치했다.
파괴탑차는 노즐 끝단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강철 소재 파괴기로 샌드위치패널이나 콘크리트 벽돌을 파괴한 뒤 소방용수와 포소화약제를 방수하는 장비로, 도재난안전본부 상황실의 판단에 따라 대형 화재현장에 투입된다.
파괴 가능한 두께는 패널 20㎝, 콘크리트벽돌 12~14㎝로 굴착기가 닿지 않는 14~16m 높이의 벽을 파괴해 방수구를 내고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하지만 출동 건수(훈련 포함)는 지난해 35건, 올해 41건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집계된 출동 건수를 항목별로 봐도 출동 중 복귀가 14건(34.1%), 현장 대기 중 복귀 10건(24.3%), 훈련 8건(19.5%), 샌드위치 패널·잔해물 제거 작업 등 실사용 7건(17.1%), 미상 2건(4.8%) 순이었다.
실사용이 7건으로 현저히 적어 산술적 통계로 볼 때 한해 평균 90여건 출동한 서울시와 선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도재난안전본부는 서울의 약 2배에 달하는 도 면적을 차량 1대가 책임지고 있고, 전폭(차량 폭)과 균형을 잡도록 지면에 설치하는 아웃트리거를 더한 폭이 12m에 달해 좁은 도로에서 장비를 사용하기 쉽지 않아 화재 현장에서 초동조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도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소방산업기술원의 품질 인증을 받은 한국형 개발장비를 배치할 것"이라며 "내년 11월까지 각 권역별(일산·이천·남양주)로 한국산 파괴탑차 3대(대당 11억원)를 배치하는 등 권역별로 대형 화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