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갯벌이 있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수많은 해양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이곳 갯벌은 주민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갯벌의 파괴자'로 불리는 외래종 갯끈풀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생태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번식 속도가 더 빠른 실정이다. 갯끈풀이 어떻게 번식하는 지, 효과적인 제거 방안은 무엇인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

강화군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강화 남단 갯벌 중 1만9천830㎡(11월 기준)에 갯끈풀이 퍼져 있다. 번식력이 왕성한 갯끈풀은 강화 남단 동막리, 분오리, 선두리, 동검리 등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강화도와 전남 진도 해역에서 공식 발견됐지만, 앞서 2010년부터 강화 남단에서 서식 범위를 넓혀왔고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 6월 강화군의 서식 면적(1만2천149㎡)과 비교해도 무려 7천681㎡(63%)가 넓어졌다. 한겨울인데도 잔디밭을 연상케 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갯끈풀을 법정 유해 해양 생물로 지정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번식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갯끈풀은 뿌리째 뽑아내야 하지만, 강화 남단 갯벌의 경우 중장비 접근이 어려워 제거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갯끈풀 서식지가 광범위한 지역은 제초제를 뿌려야 효율적인 제거가 가능하지만,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아 난관이다. 갯끈풀의 유입 경로, 번식 방식 등은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갯끈풀의 번식 방식에 대해서는 '꽃가루 번식', '잔디 번식' 두 가지로 보고 있다. 꽃가루를 타고 확산하거나, 잔디처럼 뿌리와 줄기가 뻗어 나가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효과적인 제거 방법도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강화 갯벌 생태계는 건강하게 보존돼야 할 국가 자산이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지금 세대뿐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갯벌에 갯끈풀이 계속 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땜질 처방식 방법으로는 갯끈풀의 번식을 막을 수 없다. 관계 당국은 갯끈풀의 번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연구해 제거 작업을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