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고령층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운데 30대와 40대 연령층의 빈곤율이 동반 상승했다.

30대와 40대는 가정을 꾸려 아이를 키우는 연령대로 빚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0대의 빈곤율은 1년 만에 다시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를 추월했다.

빈곤율은 중위소득(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값) 50% 이하에 속한 인구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중위소득의 절반도 안 되는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2일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17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30대의 시장소득(근로+사업+재산+사적이전 소득) 기준 빈곤율은 2015년 8.9%에서 2016년 9.1%로, 40대는 10.8%에서 11.3%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빈곤율은 19.0%에서 19.5%로 0.5%포인트 오른 가운데 전체연령대에서 상승 폭은 60세 이상에 이어 40대가 가장 컸다.

고령층의 빈곤율은 연령대가 상승할수록 더욱 심해졌다.

60세 이상의 빈곤율은 2015년 51.7%에서 52.8%로 1.1%포인트 상승했다.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2015년 60.2%에서 61.8%로 1.6%포인트,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빈곤율은 61.4%에서 63.1%로 1.7%포인트 치솟았다.

반면에 20대의 빈곤율은 2015년 10.9%에서 2016년 10.3%로 0.6%포인트, 50대는 14.9%에서 14.0%로 0.9%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이에 따라 40대의 빈곤율은 1년 만에 다시 20대를 넘어섰다. 2015년에는 20대의 빈곤율(10.9%)이 40대(10.8%)를 앞섰었다.

30대와 40대 빈곤율이 동반 상승한 데에는 불어나는 부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7천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었다.

가구주 연령별로는 40대의 평균 부채가 8천53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8천524만원, 30대 6천872만원, 60세 이상 5천165만원, 30세 미만 2천385만원이다.

특히 30대 가구주의 지난해 대비 평균 부채 증가율이 16.1%로 높았다.

금융부채나 원리금 상환액을 처분가능소득과 비교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30대와 40대는 상황이 악화했다.

금융부채를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40대가 133.1%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127.1%로 뒤를 이었다.

한편, 여성의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2015년 21.1%에서 2016년 21.6%로 상승해 같은 기간 16.9%에서 17.3%로 상승한 남성보다 상승 폭이 컸다.

혼인상태별 빈곤율은 사별(56.2%), 이혼(41.0%), 유배우자(18.3%), 미혼(14.4%) 순으로 높았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집계한 빈곤율은 시장소득 기준보다 떨어졌다.

처분가능소득은 시장소득에 공적 이전소득을 합하고 공적 지출을 뺀 소득을 말한다. 생계급여와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 확대 등 정부 정책 효과를 반영한다.

2016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15.9%로 시장소득 기준보다 3.6%포인트 낮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