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 발생
증상땐 바로 병원가야
5년내 재발률 25~40%
매일 30분 운동·금연
장애후유증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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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87·여·가명) 씨는 건강한 노인이었다. 보행 기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어디든 다니는 독립 보행이 가능했다. 인지 기능도 비슷한 연배의 노인보다 좋아 컴퓨터의 다양한 기능을 스스로 익혀 즐겨 사용할 정도였다.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 중인 것을 빼면 문제될 게 없어 보였다.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왔다. 오른쪽 상·하지의 근력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말이 조금 어눌해졌다. 일상 생활과 의사 소통에 문제가 없다 생각했다. 증상을 느끼고 하루 뒤 찾아간 응급센터에서 뇌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 결과 급성 뇌경색이었다.

뇌의 혈액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뇌졸중이 발생한다.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이다.

치료 이후에도 신체 마비 증상이 지속되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 혈압 상승으로 뇌졸중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 치료에는 골든 타임이 있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리는대로 즉시 병원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 한쪽에 마비가 오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어지럽고 두통이 심해지면 즉시 119에 연락해 가장 가깝고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증상이 그냥 지나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바늘로 손발 끝을 따는 것도 안 된다.

뇌졸중은 이후 5년 내 재발률이 25~40%에 이른다. 뇌졸중 치료 환자가 퇴원한 뒤 매년 1~7차례 넘어지는 것을 경험하는데, 이 과정에서 운동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우울증이 발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뇌졸중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해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즉시 끊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가까운 보건소, 병원을 적극 활용하고, 환자 본인과 그 가족들은 뇌졸중의 응급 증상과 대처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뇌졸중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뇌졸중으로 장애가 남는 것인데, 병원 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하대병원 정한영 교수(심뇌혈관질환센터장)는 "환자 보행 기능 회복에 주안점을 둔 중추 신경계 발달 치료, 전동 자전거를 활용한 상하지 근력 훈련, 마비된 손에 기능적 전기 자극 치료, 로봇과 연결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활용한 집중 재활 치료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손상된 기능 중 회복 가능성이 있는 영역을 집중, 반복적으로 훈련하면서 동시에 환자 스스로 훈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