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북면 산란계 H5형 항원 검출
고병원성이면 수도권 농가 첫
지난 겨울 살처분 재현 우려도
"차량이동보다 철새 감염인듯"
포천시 산란계(달걀을 생산하는 닭) 농가의 시료에서 H5형 AI바이러스가 검출돼 AI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수도권 가금류 농가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는 이번 겨울 들어 처음이다. 그동안 AI가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것과 달리 양계농가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된 것도 처음이다.
포천시는 전국 최대규모의 가금류 사육지역이어서 고병원성 AI 발생 시 수도권으로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 당국은 이미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상황에 준하는 긴급방역에 들어갔고, 경기도 내 가금류 사육 농가와 자치단체들은 방역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는 3일 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이날 의심 신고가 접수된 포천시 영북면 산란계 농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19만7천 마리 닭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포천시 영북면 산란계 농가에서 이틀간 30여 마리 닭이 폐사하자 농장주가 AI 의심축 신고를 접수했다.
도는 간이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해당 농가 입구에 초소를 설치하고 이동제한과 소독 등 차단 방역에 나서는 한편 시료를 채취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정밀검사를 벌였다.
도는 또 AI 차단방역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에 따라 경기도 전역과 강원도 철원 지역에 48시간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동했다.
도는 해당 농가의 시료를 농식품부 검역본부에 보내 고병원성 여부 등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고병원성 여부 결과는 통상 2~3일이 걸린다.
AI 검출농가 반경 3㎞ 이내에는 18농가 38만5천 마리가 사육 중이며 10㎞ 반경에는 87농가 193만9천 마리가 사육 중이다. 고병원성으로 확진 되면 3㎞반경은 예방적 살처분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 방역 관계자는 "문제는 고병원성 여부"라며 "일단 현재까지는 이미 AI가 발생한 전라도 지역 농가들과는 차량 이동 등의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포천 주변에 많이 와 있는 철새로 인한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로 포천시는 41개 농가에서 273만5천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되는 타격을 입었다. 경기도 전체에서는 206개 농가에서 1천588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다.
/박상일·최재훈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