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도 못 나가는 나라돼서야
평화올림픽 많은 나라 참여하고
남북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설득
"예민하지 않고 부정적 반응 안보여"
지난해 12월말 중국에서 북한 관계자들을 만나 평창올림픽 참여를 강력히 설득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수원무) 의원은 3일 경인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가능성이 있구나, 그렇게 느꼈다"며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같은 당 박정(파주을) 의원·유승민 IOC위원과 함께 북측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21일 중국 쿤밍에서였다. 북측 관계자들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문웅 4·25체육 원장이 아니라 4·25체육단장과 외교담당 공무원 등 3명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만난 북측 인사들은 핵심 인물들이었다"며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다리를 놨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사비까지 써가며 남북체육교류에 정성을 쏟아온 인사여서 회동이 가능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당시 베이징대학 강의차 1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는데 회동이 잡히자 21일 새벽에 쿤밍에 도착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당초 1주일 전에 베이징대학 강의 등이 예정돼 있었지만 북측과의 회동을 감안해 일정을 조정한 끝에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북측과 만남을 예견하고 가기 전에 이미 북한 주민 접촉에 대한 신고서를 통일부에 제출했다"고 귀띔했다.
3대 3으로 이뤄진 북측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오찬 형식으로 2시간 정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북측 관계자들에게 "몇 킬로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못 나가는 나라가 나라냐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설득했다.
또 "평화적인 올림픽이 돼 다른 나라들이 많이 참여하고, 남북문제는 우리가 대화로 풀어야지 어떻게 하려 그러냐"고도 했다.
김 의원은 "북측 사람들이 대개 긍정적인 이야기는 소극적으로 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는 세게 하는 습관이 있다"면서 "그런데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가능성이 있구나, 그렇게 느꼈다"고 되돌아봤다. 박 의원은 "보통 같으면 '그 얘기 그만하시죠' 이런 얘기를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어느 정권이 들어섰어도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오게 했어야 한다"며 "북한을 안 오게 하면 평창올림픽 자체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힘들다. 오죽하면 미국에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미국 선수의 안전 운운하면서 '참가해야 하느냐' 이런 소리를 하지 않는가. 그게 얼마나 올림픽 개최에 나쁜 영향을 주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나름 소명감을 갖고 일정을 쪼개가며 남북관계 복원에 기여하려 했다"며 "북한의 태도변화는 서로 힘을 합친 결과다. 정치란 게 그런 거다"고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