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신고' 농장주, 1년전 진원지 농장주와 형제로 밝혀져
방역당국, 거점 소독소 설치… 車·주민 이동 철저히 통제


1년여 만에 다시 AI가 몰아닥친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산골마을 일대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량 통행이 많은 국도43호선 자일1리 마을 입구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D농장까지는 약 1.5㎞를 더 들어가야 하는 데다 폭 3m에 불과한 좁은 산길로만 접근이 가능해 방역당국은 사람에 의한 AI 확산이 없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이곳과 약 5㎞ 떨어진 영북면의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지난 겨울 AI가 이 지역을 휩쓸면서 모든 산란계를 살처분했던 안타까운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AI가 터졌다고 하니 초긴장 상태"라며 "부디 이번 겨울 만은 AI로 부터 무사하길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방역당국은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가 입구로부터 약 500m 떨어진 지점에는 거점 소독소가 설치돼 이곳을 지나는 모든 차량과 주민들 대상으로 소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농가 정문 주변으로는 긴급 출동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와 경기도, 포천시 등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진을 치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차량이나 주민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 중이다. 동시에 농장 근로자 5~6명을 대상으로 이동 경로 조사 및 소독에 한창이다.

특히 이번에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장의 농장주는 지난 겨울 포천 AI 여파의 진원지인 농장의 농장주와 형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포천시는 워낙 양계 농가가 많다 보니 한번 AI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쉽다"며 "농장주들이 평상시 방역활동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지난 겨울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AI 발병으로 큰 피해를 본 인근 지자체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양주시와 연천군 등은 기존 1곳에서 운영되던 거점소독소를 2곳으로 확대하고, 방역인원도 2배 가량 늘렸다.

또 경기북부 대다수 지역은 공수의사를 동원해 가금류 사육농장을 대상으로 한 AI 일제 조사를 벌이는 등 예찰과 농가 자체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시·군 방역 관계자는 "올해 AI가 오리 농가에서만 발생하다 갑자기 인근 지역 산란계 농가에서 발생해 매우 당혹스럽다"며 "피해가 컸던 지난해와 같은 양상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초긴장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포천/정재훈·김연태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