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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어깨동무를 하며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현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국방·외교 분야의 이른바 '2+2' 채널을 전면 가동해 양국 간 모든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 이후 불거진 양국 간 갈등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전 정부의 '과거 문제'가 봉합됐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UAE 왕세제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접견하고 관계발전 방안을 확인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칼둔 특사와의 오찬 회동에서 양국관계 격상 등 발전 방안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칼둔 특사를 접견하면서 그가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심화·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양국 신의를 바탕으로 한국과 UAE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발전시켜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지속해서 발전해 온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평가하고 칼둔 특사가 미래 지향적이고 성숙한 양국관계로 격상해 발전시키는 데 역할과 기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올해 말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양국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바라카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칼둔 특사는 "UAE와 한국은 상호 신뢰를 토대로 역내 가장 소중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왔고 양국 관계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무함마드 왕세제 친서를 전달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문 대통령과 왕세제의 상호 방문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왕세제의 초청을 수락하면서 이른 시일 내 방문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UAE 측은 올해 말로 예상되는 바라카 원전 완공 이전에 문 대통령이 방문해줄 것을 희망해 이를 협의하기로 했고,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제의 이른 시일 내 방한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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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포옹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실장과 칼둔 특사의 회동에서도 양측은 고위급 소통 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하며 기존의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기재부 부총리와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 협의 채널을 더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말했다.
박 대변인은 "칼둔 특사는 에너지·전자 등 산업과 관광 분야 등에서 양국 간 기존 협력 단계를 더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고, 임 실장은 양국 간 제반 협력이 더 활성화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전략적 대화, 외교장관 채널이나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라는 소통채널이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가동이 안 됐다"며 "앞으로 오늘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외교·국방) 2+2 대화채널을 새로 형성하고 그 안에서 이 모든 문제를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2+2는 통상적으로 동맹국간 이뤄지는 외교·국방장관 간 논의채널을 의미하는데 한국과 UAE는 미국과 호주 정도로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차관급 정도에서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그간 한국 상황 때문에 UAE에 불편을 끼치지 않았는지 염려도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과거 정부와의 소원해진 관계라든지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양국 갈등설의 근원으로 지목된 지난 정부에서 맺은 군사협정이나 양해각서(MOU) 등에 대한 논의 여부와 관련, 박 대변인은 "논의는 있었지만 언급 정도 수준이었고, 직접적 우려가 아니라 에둘러 표현했다"며 "어쨌든 2+2 채널에서 관계 격상 차원에서 현안과 앞으로의 미래 계획을 폭넓고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한 보따리 풀었기 때문에 과거 문제가 해소됐다고 본다"며 "봉합 또는 해소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2 전략 단위에서 현안을 통으로 논의키로 하고 양국 우의를 진하게 확인한 게 성과"라며 "봉인이란 게 완전히 덮고 끝이라는 의미도 있고 서로 입장을 인정하고 관계발전 속에서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는 것도 봉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칼둔 특사는 임 실장과 회동에서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약간의 유감을 표했다"며 "그러나 임 실장은 그런 부분이 UAE가 한국과 얼마나 중요하고 친구 관계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한국민이 많은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얘기했고, 칼둔 청장도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UAE 간 합의에도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과 관련, 그는 "한국당이 국회 운영위를 열어 듣겠다고 하는데 임 실장이 어떤 계기가 됐든 직접 말씀할 계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칼둔 특사는 문 대통령 예방 및 임 실장 회동에서 원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주에 대한 심도 있는 조언을 했고,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은 양국의 제3국 원전 사업 진출 등을 제안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양측은 문화·관광 분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해 칼둔 특사는 인천-아부다비 직항 노선 증편을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