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외곽 권선구청 짝수차 출입
도청 출입통제불구 운행차 여전
道북부청사 공용차량 배차 혼선

서울 대중교통 무료 도민 소외감
"지하철 '지옥철'방불 짜증만 나"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15일, 경기지역 곳곳은 시행착오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께 수원시 권선구청. 차량 2부제 실시에 따라 홀수일인 이날은 차량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지만 짝수차량의 출입이 잇따랐다. 차에서 내린 권선구청 직원들은 모두 차량 2부제 실시를 알고 있으면서도 교통편이 불편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수원시연화장 인근에 거주한다는 한 직원은 "권선구청은 도심과 떨어져 있는 지역이라 자동차 없이는 출퇴근이 힘들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은 앞서 오전 7시부터 총무과 직원과 청원경찰이 정문부터 짝수차량의 출입을 통제했다. 짝수차량을 몰고 온 직원들은 도청에 진입하지 못한 채 인근 사설주차장과 이면도로 등에 주차했으나, 차량 운행 자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2부제가 '반쪽짜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도청북부청사도 이날 오전 정문에서 차량 통제를 실시했고, 일부 직원들은 차를 몰고 왔다가 정문에서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공용 차량도 차량 2부제가 적용돼 배차 문제로 출장자들이 불편을 겪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일 출근길에서야 2부제 시행을 통지받은 직원도 있다. 수원중부경찰서의 한 직원은 "오전 7시40분께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려는데, 갑자기 차량 2부제 시행 문자가 왔다"며 "택시비를 줄 것도 아니면서 출근 시간이 임박했을 때 공지하면 어쩌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출근길 차량 2부제 외에 서울시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별도로 시행했다. 서울에서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만, 도민들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특히 요금 면제 혜택이 서울에만 해당돼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군포시 산본동에 거주하면서 서울시 청담동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공모(26·여)씨는 "목적지는 서울이지만 출발지가 경기도라 평소와 요금이 같았다"며 "오히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조치에 평창올림픽 성화봉송까지 겹쳐 출근길 지하철이 '지옥철'을 방불케 해 짜증만 났다"고 말했다.

일산서구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A(30·여)씨는 "일산을 비롯한 경기도 대부분 지역이 서울 생활권인데 서울만 적용되는 점은 아쉽다"라며 "일회성이라 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경기도까지 함께 시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는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됨에 따라 행정·공공기관 출근길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장 159곳과 소각장 32곳 등 191곳에 대한 조업 단축을 실시했다. 소각장의 경우 평균 20% 가량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

/신선미·배재흥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