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사유화' 논란 여지 남겨
지역 신인들 참여폭 더욱 좁아져
현역 의원 조직과 '첨예한 대립'
순탄한 지방선거 치를지 의문 제기
파격 인재발굴 불구 당 정체성 의심
지난 19일 자유한국당이 발표한 경기 17곳, 인천 3곳 등 경인지역 20곳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확정·발표한 것을 분석해 보면 그야말로 인물난에 따른 고육지책 인사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천수'를 누린 70대의 현역 기초단체장에게 당협을 맡기는가 하면, 국회에서 '괴력의 주먹'을 휘둘러 폭력 전과자가 된, 그것도 자신에게 공천을 포기하라고 회유한 친박계 실력자들과의 전화 녹취 파일을 공개해 당에 수모를 안겨준 탈당한 전직 의원을 임명하면서 당의 정체성과 개혁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발표된 당협의 경우 20대 신인을 발굴, 새로운 인물을 파격적으로 배치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탈당파 철새 전직 의원과 현역 단체장을 배치해 '옥에 티'가 됐다.
특히 단체장을 3번째 하고 있는 사람을 배치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논란도 비껴갈 수 없게 됐다.
경기도의 경우 광주(조억동)와 남양주(이석우), 평택(공재광) 시장 등 3명이 각각 광주갑, 남양주을, 평택을 당협 위원장이 됐다. 인천에서는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연수갑 당협을 맡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단체장의 위치를 위협받게 됐다.
특히 조억동 광주 시장과 이석우 남양주 시장의 경우 3선 단체장으로 더는 단체장 출마가 금지된 인물이다. 이들이 조직을 맡아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경우 단체장 12년에 임기 4년의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돼 지역 신인들의 제도권 정치 참여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전직 의원으론 수원 무에 정미경 전 의원이 지난 대선 때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이번에 다시 복당한 뒤 새로 당협을 맡게 됐다.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화성갑에 배치된 김성회 전 의원의 경우 과거 자신의 지역구를 탈환했지만, 현역 의원이 아직 생생하게 살아 있고, 두 조직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순탄하게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인선으로 고양·김포 등에서 어렵게 성사시킨 신선한 인재발굴에 대한 평가가 퇴색되는 모습이다.
노쇠정당(꼰대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김포시 갑에서는 20대 청년인 박진호 다올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영입했고, 고양시 을을 제외한 갑·병·정 모두 40·50대 정치신인을 배치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인지역의 한 당내 인사는 "정치쇄신, 인적 쇄신을 한다고 하면서 구시대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