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김주혁씨의 승용차에 별다른 결함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김씨의 승용차 감식 결과 급가속 등 차량 결함과 기계적 오작동을 논할 만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김씨 차에서 발견된 블랙박스의 사고 당시 영상에는 (차량 내부의) 음성데이터가 기록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식결과를 통보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국과수는 "제동불능 유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다만 국과수는 "차량이 심하게 파손돼 정상적인 주행시험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감식에 대해 "파손 부품을 연결·교체한 후 시동을 걸고 가속을 해 센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2일 국과수에 김씨 차 감식을 의뢰하면서 약 1달이면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3개월 가까이 걸렸다.

앞서 김씨를 부검한 국과수는 김씨에게서 미량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된 이외에 알코올이나 특기할 만한 약물·독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심장동맥 손상이나 혈관이상 등이 없어 심근경색이나 심장전도계 이상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차량이 급발진을 했을 것이라거나, 김씨가 심근경색을 일으켰거나 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라는 등 일각의 추측이 모두 빗나간 셈이다.

이에 따라 김씨의 사고 원인 조사도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통보받은 부검감정서와 이번에 통보받은 감식결과(운전차량 교통사고분석감정서)를 첨부해 국과수에 사망 원인에 대한 추가적인 의학적 판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유족 측은 경찰을 통해 김씨의 사망에 대해 억측 등 무책임한 반응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