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
최저임금 부담 '키오스크' 설치
프랜차이즈업계도 셀프 확산
이달 알바 구인은 9%나 줄어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 무인화·자동화 바람이 일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성모(42)씨는 인천에서 프리미엄 독서실 창업을 준비하던 중 2018년 최저임금이 최근 10년간 최대치의 최저임금 인상률(16.4%)을 적용한 7천53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인건비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던 성씨에게 2018년 최저임금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성씨는 인건비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운영시스템을 알게 됐다. 성씨는 11월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무인스터디카페'를 창업했다.
무인스터디카페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는 출입카드 발급, 결제 기능이 탑재돼 있다. 업주는 원거리에서도 CCTV로 카페 안을 수시로 살펴볼 수 있어 점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성씨의 사례처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무인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키오스크를 설치·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 이후 식당을 제외한 다양한 분야에서 키오스크 설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스터디카페 키오스크의 경우 2018년 최저임금이 결정되기 전 설치문의가 한 달 10건도 되지 않았는데 하반기부터는 평균 20~30건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키오스크 도입을 돕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등장했다. 30일 방문한 화성시 반송동의 월남국수 가맹점에는 조리에 필요한 주방직원 2명만 있었다. 계산과 식기반납 등 모든 절차는 '셀프'로 이뤄졌다.
본사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가맹업주가 개점할 때부터 키오스크 설치 등을 돕고 있어 홀 직원을 채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개인·프랜차이즈 업체 모두 무인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반면, 구직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실제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에 따르면 지난 1~25일 기준 아르바이트 직원 구인 공고는 37만1천9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8천858건)보다 약 9% 줄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대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고, 자동화시스템 도입도 증가하면서 일부 업종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산업분야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배재흥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