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601000433500019511.jpg
최영미 시인, 시 '괴물' 문단 내 성폭력 고발. /황해문화

한국판 '미투'(Me too·SNS에 성범죄 피해사실을 밝혀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 운동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영미 시인의 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화제를 모았다.

이 시는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 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 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 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는 내용이 있다.

네티즌들은 시의 해당 인물로 짐작되는 시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편 문학계는 2016년 김현 시인의 폭로로 문단 내 성폭력 행태가 공론화돼 10여 명의 가해자 실명이 공개된 바 있으나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위터 '문단_내_성폭력 아카이브' 계정 등 SNS에서는 또 다른 문인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글이 올라오면서 2016년 문단을 달구었던 문단 성폭력 고발 운동이 재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지혜 인턴기자 keemjy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