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얼음의 잔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오늘 오후 8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벌써 전 세계의 이목은 감동의 겨울스포츠 축제가 펼쳐질 대한민국 평창에 쏠리고 있다. 한국 남녀 혼성 컬링 예선전과 남자 스키 개인전 등 일부 경기는 이미 시작됐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88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만에 또다시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낸 세계인의 축제다. 88올림픽으로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 '코리아'가 세계인들에게 그 존재를 뚜렷하게 부각시켰듯, 전 세계 92개국에서 2천925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평창 올림픽으로 대한민국 브랜드는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4대 스포츠로 일컬어지는 하계 동계 두개의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를 치른 5번째 나라가 됐다. 하지만 그들 나라와는 달리 식민지 시대를 거치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더욱 자랑스럽다. 이 벅찬 모습을 보기 위해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개막식에 참석한다. 개막식 주제도 평화올림픽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반영하듯 '피스 인 모션'(Peace in Motion)으로 정했다. 한국인이 보여준 끈기와 소통의 힘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 행동으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평창올림픽에는 북한이 동참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등 35명으로 팀을 꾸려 코리아(KOREA)라는 이름과 한반도 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김정은이 친동생 김여정까지 보내면서 평창올림픽을 북한의 체제 선전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 경기보다 모든 관심이 북한 예술단과 방문단에 더 집중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럴수록 우리의 태도는 의연해야 한다. 그래야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 특히 선수의 안전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에 충실할 때 대회가 성공한다. 불행히도 평창과 강릉·정선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로 바이러스(식중독균)가 발생했다.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당혹해 할 정도로 원인 규명 조차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안전 상태로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를 수가 없다. 김여정과 북한 예술단 등에 신경 쓰느라 올림픽 자체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평창 올림픽은 남북 단일팀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전 세계인의 축제다.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 관계자들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폐회식이 열리는 그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