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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일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인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극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증언이 쏟아진 가운데 그의 단죄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랐다.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처음으로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 이 연출은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이 연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급기야 성폭행 주장까지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후 연극계에서는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이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확산하고 있다.

김보리(가명) 씨는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19살이던 2001년과 20살이던 2002년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연희단거리패에 있을 때 황토방이라는 별채로 호출을 받아 수건으로 나체 닦기, 성기와 그 주변을 안마했다.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이 일어난 일과 목격한 일을 모른척 하고 지냈다. 그의 성추행은 성폭행이 되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밀양연극촌의 촌장도 성폭행 가해자라고 추가 폭로하기도 했다.

배우 겸 극단 나비꿈 대표인 이승비도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벌써 오래전 일이다.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지금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라며 과거 이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알렸다.

또 배우 김지현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었고 저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2005년 전 임신을 했다.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며 성폭행 당한 후 임신과 임신중절수술 사실을 밝혔다.

김지현은 당시 일상생활이 불가능 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으며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연극인 이윤택씨의 상습 성폭행, 성폭력 피의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오전 10시 현재 해당 청원은 4만명이 참여했다. 

이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윤택의 상습적인 성폭력을 처벌해주세요", "이윤택 연극계에서 영원히 제명시키고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랐다.

한편 이윤택은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자신의 만행을 "극단 내에서 18년간 관습적으로 일어난 아주 나쁜 형태의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여 공분을 샀다.

/김백송 인턴기자 baeck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