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한 세월호 추모공원을 시내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종길 시장이 20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시청이 아닌 국회를 선택한 것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이 국민적 공감에 따른 정부사업임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화랑유원지내 추모공원 조성사업의 당위를 강조한 것이다.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2014년 11월 공포된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2015년 9월 실무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상지 선정과 봉안시설 포함 여부 등을 놓고 지역 내 찬반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못내린 채 2년 이상 답보상태에 머물렀었다. 결국 제 시장이 봉안시설이 포함된 추모공원 입지를 결단한 것인데, 곧바로 이에 반발하는 여론 또한 무시 못할 수준이라 사업의 정상적 추진을 낙관하기 어렵다. 실제로 추모시설 조기 설립 촉구 서명과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설립 반대 서명에 참여한 시민 숫자가 비슷할 정도로 찬반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둘러싼 안산 시민사회의 대립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단원고 희생자 유족들은 지역내 추모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이 몹시 서운할 것이다. 또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 한복판에 추모시설이 들어서는데 대한 시민들의 부담감을 외면하는 찬성측이 서운할 수 있다. 참사 이후 한마음으로 어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의 고통을 함께 했던 안산시민들이 추모공원 조성을 놓고 갈라서는 양상이라면, 세월호 참사를 의미있게 마무리하기 어렵다.
제 시장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입지선정을 결단한 것은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양측의 화해와 이해를 주선하는데 시 행정력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의 구성에 앞서 반대측을 설득하는 마지막 숙려기간을 가져보기 권한다. 이 과정을 통해 추모공원을 둘러싼 이견과 충돌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다소의 사업지연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사설]세월호 추모공원, 상처없이 진행돼야
입력 2018-02-21 19:19
수정 2018-02-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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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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