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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가운데)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헌정특위 위원 초청' KPF 언론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7일 언론재단이 마련한 개헌 관련 포럼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권력 분산을 통해 협치를 이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개헌의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서는 국회 내에서의 논의 대로 입장차가 지속됐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자유한국당 김성태(비례)·바른미래당 이태규·민주평화당 김광수·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재단 주최 '개헌을 말하다' 포럼에 참석해 각 정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우선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중심으로 하되 행정부의 권한을 국회와 지방으로 대폭 이관함으로써 권력 분산을 통한 협치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구상 중인 권력 분산은 인사권·예산권·감사권·법률안 제출권 등 4대 권한을 국회로 이관하고, 국무위원 중 총리와 장관에 대해서도 국회에 동의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한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는 내각제에 대해선 "총리는 내치, 대통령은 외치를 담당한다고 하지만 FTA(자유무역협정)가 내치인지 외치인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국방인지 경제 문제인지 구분이 잘되지 않는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의 권한 축소와 국회의 권한 강화 방안을 내놨다. 이태규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 등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다"면서도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거나 국회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총리를 임명하고, 장관도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임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도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한다는 전제 하에 4년 중임제로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총리를 임기 도중 해임할 경우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대통령의 지시도 받고, 국회도 존중하는 내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핵심 과제"라며 "현행 대통령 중심제와 이원집정부제 사이에서 최대한 현실 가능한 타협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한국당은 대통령의 권한 축소에는 동의하면서도,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은 "4년 중임제면 대통령제를 8년 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를 쌍반지로 만들자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과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정 의장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듯 국민은 대통령이 아닌 국회가 주도적으로 개헌안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지금 시기에 대통령이 하셔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개헌안 발의가 아니라 권력구조와 선거제도를 바꾸겠다는 개헌 의지를 구체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