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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춘남 대표(가운데)가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방화문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방화문 부품 생산 28년간 한우물
화재 역경 딛고 한마음 다시 '부활'
내일채움공제 가입 사내복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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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모호한 성장모델이 우리 사회에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회 전체는 분명 성장하고 있는데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 게 고용 없는 성장의 민낯이다.

정부는 이러한 경제 부조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기업인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올해 고용 부문에 역점을 두고 제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소 제조업종이 살아야 고용 흡입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소 제조기업이 몰려 있는 경기 북부지역에서도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지원이 한창 달아오르고 있다.

주식회사 동방파스텍(대표·지춘남)은 화재 초기 불이 건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방화문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중진공 지원(64억 원)을 받아 양주 홍죽일반산업단지에 새 둥지를 틀었다.

1990년 설립된 후 28년 동안 줄곧 문 부품만을 생산해왔다. 지춘남(56) 대표는 어릴 적부터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선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자다. 문 부품을 만드는 정밀기술은 젊은 시절 경첩을 만드는 조그만 공장에서 어깨너머로 배우며 혼자서 터득했다고 한다.

공장 직공으로 일하며 모은 자금으로 회사를 차린 뒤에도 수없이 희비를 반복했다. 1990년 중후반 신도시 건설 붐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지 대표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기도 했다.

지 대표는 그럴 때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는 "나락으로 떨어진 회사를 다시 살리게끔 힘을 준 것은 끝까지 곁에 남아 있어 준 직원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유독 장기 근속자가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에는 65명이 근무하는데 이 중 절반 가까운 31명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 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진공이 중소기업의 우수인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사업으로 일정 기간 한 회사에 장기 근속하면 성과보상금 형태의 목돈을 지급한다.

회사와 가입자가 매달 일정금액을 납입하면 만기 시 적립금에 높은 이자를 더해 받게 된다. 각종 세금 혜택도 주어진다. 중소규모 회사가 30명 이상 가입자를 유지하려면 회사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 대표는 "직원이 잘살아야 회사도 성장한다"며 "올해 10명을 신규 채용하고 모두 공제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한교 중진공 경기북부지부장은 "중진공은 올해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우량 중소 제조기업을 집중지원 하고 있다"며 "동방파스텍은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한 강소기업으로 올해 전체 직원의 15%가 넘는 인력을 새로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