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야. 너 경찰관 맞아? 저 XX 경찰관 되기 전에 양아치였어."

평택의 한 종합병원 의사가 술에 취한 환자를 데리고 온 경찰관을 밀치고 욕설을 퍼부어 처벌받은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해당 병원은 간부(과장)급 의사가 응급실 내에서 경찰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음에도, 1년 넘게 사건의 진상조차 파악하지 못해 관리·감독의 허점도 드러냈다.

13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4일 오후 11시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가 손을 다친 주취 환자를 평택의 G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이어 주취 환자의 혹시 모를 난동을 우려해 수갑을 채운 뒤 추가 경력을 요청하고 치료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응급실 당직을 서던 A의사는 주취 환자가 진정되지 않았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또 경찰관이 혼잣말로 "환자 진료는 안하고 경찰관한테 반말로 소리치는 사람이 의사야"라고 불만을 나타내자 큰 소리로 욕하며 해당 경찰관의 멱살을 잡아 밀치고 흔들었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상 의료인은 응급환자에 대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돼 있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경찰관이 말려 사태를 진정시키고, 주취 환자를 인근의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에 따라 보건의료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한 경찰의 정당직무를 방해(공무집행방해)한 혐의로 A의사를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경찰은 진료 요청이 주취 환자였다는 점을 고려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 적용은 제외하고 공무집행방해만 적용했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도 이를 인정해 지난해 2월 A의사에 대해 벌금 150만원을 명령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 개인에게 고소된 건이고 병원 측에는 보고되지 않아 몰랐다"며 "의료윤리를 위반했는지 등을 파악한 뒤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호·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