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수제담배를 명품이라고 속여 허위 광고를 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을 확보, 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김지연 부장검사)는 13일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 수제담배 제조업체 대표 2명을 구속기소 하고, 수제담배를 판매한 소매상과 그 종업원 등 1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제담배 제조·판매 혐의로 피의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담배제조업 허가, 소매인 지정을 받지 않고 직접 수제담배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이 수제담배를 판매하면서 담뱃갑에는 유해성을 알리는 경고 문구를 제외했으며, "유해화학물질이 없다. 피워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흡연을 유도한 허위광고를 했다.
현행법상 담배제조업 허가 없이 담뱃잎과 필터를 종이로 말아 담배를 제조하면 위법이지만, 담뱃잎만 판매하는 것은 처벌되지 않는다.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일반 담배와 같이 '000타바코' 등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꼼수영업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다"며 가맹점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업체의 경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담배 제조 기술을 공유, 단합대회 개최, "손님이 담배를 제조했다고 변명해 단속을 피하자"는 등의 행위도 저질렀다.
특히 이들이 제조한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분이 최대 10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압수한 담배에 대한 검사를 의뢰한 결과, 수제 담배업체 담뱃잎의 니코틴 함량은 담배 한 개비당 니코틴 0.59∼1.66㎎, 타르 5.33∼15.13㎎으로 일반 담배 니코틴 0.50~1.00㎎, 타르 1.00~6.00㎎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기록됐다.
검찰은 이들이 손님들에게 담뱃잎, 필터를 제공한 후 점포 내에 설치한 담뱃잎 절삭기, 궐련(종이로 말아놓은 담배)제조기 등 담배제조 기계를 이용해 손님들이 수제담배를 직접 만들게 하거나 자신의 가게 또는 다른 곳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수제담배를 판매해왔다고 전했다.
정상 제조된 담배는 1갑당 가격이 4천500원 수준이나, 이들은 절반인 2천∼2천500원에 불법 수제담배를 팔았다.
검찰에 따르면 수제담배는 일반 담배의 절반 가격에 서민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로, 전국적으로 판매업소 약 500곳이 성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제담배 시장규모는 전체 담배시장의 약 2%(연간 9천만 갑)로, 이에 따른 국세 누수액만 연간 약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추산했다.
현행법상 담배를 제조해 판매하려면 기획재정부와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담배에 화재 방지 성능을 갖춰야 하고, 담뱃갑에 건강 경고 문구와 주요 성분·함유량도 적어야 하며 세금도 내야 한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