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3∼4년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이하 청년에게 실질소득 1천만 원 이상을 지원해 대기업과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재난 수준의 청년고용위기 극복에 나선다.

이같이 한시적인 특단의 대책을 통해 청년들을 현재 구직자를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20만개 일자리로 유인하면서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에도 1명을 신규채용하면 주는 고용지원금을 연간 900만 원으로 확대해 유인을 늘린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18만∼22만 명의 추가고용을 창출해 역대 최악의 청년실업난에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 39만 명의 노동시장 진입이 겹치면서 예고된 재난을 막고 청년실업률을 8% 이하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5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청년일자리대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 34세 이하 청년의 소득·주거·자산형성을 전방위로 지원해 실질소득을 1천만원 이상 끌어올리면서 평균 2천500만 원인 중소기업의 연봉을 대기업 수준인 평균 연봉 3천8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5년간 소득세를 전액 면제받고 전·월세 보증금을 3천500만원까지 4년간 1.2%에 대출받을 수 있다. 산단내에 있으면 교통비를 매달 10만원씩 주고, 3년간 근무하면서 600만원을 내면 정부가 나머지를 지원해 3천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확대한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해 연봉이 2천500만원인 청년취업자는 세금감면(45만원), 자산지원(800만원), 주거비지원(70만원), 교통비지원(120만원)을 통해 '1천35만원+∝'만큼 실질소득이 늘어나도록 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더해 중소기업에 지급한 신규고용지원금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연간 실질소득이 최대 900만 원까지 더 늘어날 수 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일자리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있는데 대기업과 임금격차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 선호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처우 수준을 맞춰서 청년의 의사결정 패턴을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청년 창업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세제혜택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연 12만개 청년 기업 창업을 유도한다.

34세 이하 청년이 창업한 기업에는 5년간 법인·소득세를 100% 감면하고 독창적 생활아이디어가 있는 청년창업자 1만명에게 성공시에만 상환의무가 있는 융자 1천만원을, 사업성공시 투·융자 5천만원을 지원하고, 기술혁신 기반 청년창업자 3천명에게는 최대 1억원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바우처를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2021년까지 지방교부세 정산분 3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한 지역 중소기업이나 산업단지에 지역 주도형 일자리를 7만개+∝를 창출한다.

정부는 이 밖에 2022년까지 1만8천명의 청년이 일본이나 아세안(ASEAN) 지역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숙박·차량·공공자원 등 분야별 공유경제와 건강관리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원격의료지역·모델을 확대해 신서비스분야에서 청년의 취업·창업 기회를 늘린다.

정부는 이런 특단의 대책을 위한 사업이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를 위해 국채발행을 추가로 하지는 않는다. 다음 달 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는 게 목표다. 지방자치단체에 추경편성도 독려하기로 했다.

고형권 차관은 "앞으로 4년간 노동시장에 신규진입하는 에코세대 39만명을 그대로 방치하면 실업자가 14만명 늘고, 청년실업률이 12%까지 뛰는 등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며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충분히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모두 8천억원에 달하는 중소기업 취업청년 소득세 전액 면제, 창업세금 면제 등 세제혜택이 올해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다음 달 내 마무리한다.

정부는 청년일자리 문제의 근본 해결을 위한 산업, 교육, 노동시장에서의 구조적 대응도 이어가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