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공항버스 면허전환정책이 지방선거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 도는 한정면허인 공항버스를 시외면허로 바꿀 때가 됐다는데, 성남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광역지자체와 기초단체가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대리전 양상이다. 이 전 시장은 SNS에 '이상한 행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지사와 이 전 시장은 청년 정책과 버스준공영제 정책을 두고 충돌한 바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관내에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는 3개 업체 23개 노선이다. 도는 이들 노선에 한시적으로 내줬던 한정면허를 상반기에 회수, '시외 면허'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수익률이 개선돼 배타적 권한을 부여하는 한정면허가 필요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한정면허를 유지하는 게 오히려 특혜라는 시각이다. 반면 성남시는 요금인하, 차량 시설 개선, 노선조정은 한정면허 갱신 시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공공성은 약화하고 운수업체의 노선 사유화에 따른 시민불편 등 피해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두 지자체의 대립은 남 지사와 이 전 시장의 대리전이다. 여·야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인 두 사람은 이미 수차례 정책 공방을 벌인 전력이 있다. 공항버스와 관련해서도 남 지사는 이 전 시장이 트집 잡기를 한다고 비판한다. 동생이 버스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의도적으로 엮으려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한정면허를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합리적 운영이 가능한데 무리하게 시외면허로 바꾸려 한다고 한다. 준공영제 명목으로 버스회사에 퍼주기를 하더니 이번에는 한시면허를 영구면허로 바꿔주는 이상한 버스 행정을 한다는 것이다.

공항버스의 시외면허전환은 도의 행정행위다. 이를 정치 잣대로 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도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정치 쟁점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면허 전환의 당위성도, 도가 서두른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책 전환의 최우선 기준은 도민과 이용객의 편의 그리고 공정성이다. 그래야 시비가 줄고, 후유증도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