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정부가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 확대와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올해부터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미만 청년들에게 4년 동안 인당 연간 1천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의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소상공인 밀집 대표업종인 도소매, 음식, 숙박업의 고용이 전년 동월대비 2만2천명이 감소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동일한 양상이다. 1년 전에 비해 일자리 축소는 도소매 9만2천명, 음식숙박업 2만2천명 등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업종은 대표적 영세자영업으로 외국과 비교할 때 그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이미 포화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을 훨씬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560만명으로 떨어지는 등 자연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겪는 중이나 간과는 금물이다. 국내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영업 추락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되지 않는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구직활동 중인 사람들의 비율을 뜻하는 경제활동 참가율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지난 겨울의 한파와 공무원 시험일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경제활동 참여가 큰 폭으로 위축된 때문이라 밝혔다. 그러나 만성적인 내수부진에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 겹친 터에 금년 벽두부터 최저임금쇼크까지 가세한 탓이 크다. 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0% 인상시 인건비는 1%가량 오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차원에서 3조원의 혈세지원을 밝혔으나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남의 다리만 긁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여신규제 움직임은 설상가상이다. 금리의 상승추세에도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가파르게 증가해 300조원 돌파가 임박했는데 상당수가 상환능력이 의심되는 취약차주들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이달 26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인드라인'제를 실시하기로 한 배경이다. 막대한 규모의 세금낭비는 언감생심이고 당장의 생활물가 인상 도미노에 서민들만 더 고단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