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은·조재현 지우기 나서… 시설물 폐쇄·철거·이름변경

경기관광공사는 파주시 임진각 내 관광시설인 '내일의 기적소리' 이름을 지은 고은 시인이 성추문에 휩싸이자 최근 시설 입구에 설치된 시인의 시 '내일의 기적소리' 조형물에 시인의 이름을 독수리 모양의 스티커로 가려 놓았다. 경기관광공사는 안내현판 등 관련 시설을 철거하고 이름도 바꿀 방침이다./연합뉴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과 영화배우 조재현 등과 연계된 안보관광지에 대해 경기도가 해당시설 폐쇄 및 안내판 철거, 이름 변경 등을 추진하고 나섰다.

19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고은 시인, 조재현과 관련이 있는 안보관광시설은 지난 2016년 12월 개장한 파주시 임진각 스카이워크(인도교) '내일의 기적소리'와 연천 '조재현갤러리', '수현재교' 등 3개다.

내일의 기적소리는 6·25 전쟁 때 폭파돼 교각만 남은 임진강 경의선철교 독개다리에 설치한 스카이워크로, 고은 시인이 직접 명칭을 정했으며 자신의 시 제목과도 같다.

이곳에는 '분단 65년, 한반도 통일의 열망을 담아 고은 시인이 명명하고 쓰다'라는 안내판과 내일의 기적소리 시와 지형도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지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달 초 조형물에서 시인의 이름을 스티커로 가리고 안내판은 철거했다. 관광공사는 해당 시설의 다른 이름을 검토 중이다.

조재현갤러리는 평화누리길 방문객을 위해 지난해 4월 연천군 우정리 임진물새롬센터에 문을 연 테마카페 한쪽에 36㎡ 규모로 조재현이 기증한 자신의 미술작품 5점, 사진 8점, 드라마 의상 3점을 전시했다.

조재현이 초대 평화누리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2009년부터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인연을 내세워 갤러리를 조성했다.

경기도는 성추문에 휩싸인 영화배우 조재현씨 형제의 이름을 딴 연천군 미산면 '수현재교'의 기념물을 철거한 데 이어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철거 전 수현재교 입구 기념물./연합뉴스

수현재교는 연천군 황공천과 임진강 합류지점에 있는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에 높이 14ｍ, 길이 46ｍ, 폭 3ｍ 다리로 지난 2016년 5월 놓인 것으로, 조재현의 '현'자와 조재현의 형으로 카메라 감독이던 故 조수현씨의 '수'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도는 지난달 말 조재현의 성 추문이 제기되자 곧바로 갤러리에 전시된 전시물을 모두 치우고 갤러리를 폐쇄했다.

수현재교 입구에 있던 다리의 명명 사연 등의 내용이 실린 기념물도 철거했다.

도 관계자는 "관광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연관 시설물을 철거하고 이름도 바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수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