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4월1일 시작, 최대 로키로 진행… 남북·북미회담 등 한반도 안보정세 고려

국방부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미뤘던 연례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한 20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달간 미뤄져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다.

20일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에 따르면 한미 독수리(FE)훈련은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가량, 키리졸브(KR)연습은 다음달 23일부터 2주가량 각각 실시된다. 군 당국은 독수리훈련에 대한 날짜 등의 일정은 공개했지만, 키리졸브 연습은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않았다.

예년과는 다르게 키리졸브 연습 일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훈련상황을 '로키(low-key)로 하는 것은 4월과 5월 각각 진행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안보정세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에 키리졸브 연습은 국가 중요시설 및 주요 병참기지 방호, 해상 기뢰제거, 쇄빙 등의 훈련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쇄빙 연합훈련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국과 우리 군의 핵심무기를 동원해 북한의 주요시설 및 전략무기 시설을 가상으로 정밀타격하는 연습은 그러나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키키리졸브 연습에선 북한의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연합사 작전계획(작전계획 5015 등)을 점검하는 훈련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가 한미연합훈련을 '로키'(low-key) 진행하기로 밝힌 20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주한미군의 험비와 수송차량들이 훈련지역에 전개 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훈련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원하는 군 병력과 장비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훈련은 정상적으로 시행하되 양쪽 모두 북한과의 회담을 앞둔 상황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독수리훈련에는 주한미군과 해외 증원군 등 총 1만여명의 미군 병력이 투입됐으며, 우리 군에선 30여만명이 참가했다. 키리졸브 연습에도 약 1만3천명의 미군이 참가한 바 있다.

이번 독수리훈련은 예년보다 한 달가량 훈련 기간이 축소됐으며,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증원군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독수리훈련은 훈련 목적과 성과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한미의 전투준비태세 능력 강화에 바탕을 두고 목적과 필요에 따른 상황을 반영해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한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UN군사령부는 관례대로 연합훈련 일정과 목적을 북한 측에 이날 통보했다.

/송수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