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금지구역' 지정 비웃듯
단속없는 호수, 수십명 몰려
주차된 차 피하려던 농기계
3~4m 밑 농지 추락 위험도
지난 25일 오전 11시 화성시 장안면 남양호 '노진대교' 주변. 이 지역은 '수질 및 수·생태계 보존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014년 1월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됐다.
불법 낚시행위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대상 행위이며 관리 관청은 화성시와 화성서부경찰서이다.
그러나 이는 말뿐, 단속행정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이 지역은 불법 낚시꾼들의 천국이 됐다.
특히 낚시꾼들이 농로에 세워놓은 차량으로 인해 농민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 이날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 일대 70명에 가까운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개인 고무보트를 이용, 낚시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로 인해 일부 농로는 자동차 통행조차 못할 정도로 주차된 차량이 즐비했다. 농민 K(68)씨는 "낚시꾼들이 세워놓은 차량으로 인해 농기계 통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간혹 주차 시비로 낚시꾼들과 말다툼에 이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시비도 잦다"고 했다.
농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농기계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농로 폭(1차선 농로)이 좁다 보니 주차된 차량을 피하다 자칫 3~4m 아래 농지로 추락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농민 B(43)씨는 "농한기 때 불법 낚시를 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농사철 주말이면 이곳 농로는 그들의 몫이 된다"며 "농로는 농민의 길이다. 농사철만이라도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낚시꾼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도 문제다.
현장에서 만난 한 낚시꾼조차도 "이곳 일부 구역은 낚시가 가능하다"며 "다만 주차장 등이 부족해 일부가 낚시금지구역에서 불법 낚시를 하고 쓰레기도 마구 버리고 간다. 농민에게 피해를 주는 낚시꾼들은 단속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학석·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