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투자제한 서명
중국, 보복관세 부과로 맞불
확대땐 韓 중간재 타격 우려
도내 수출 업계 긴장감 고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기도의 수출 전선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 대 중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우려돼 도내 수출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관세를 물리고 중국에 대미투자를 제한하는 지시를 담은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중국은 3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과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한국의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보복조치를 단행하면 미·중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KIEP는 '미국의 신정부 통상정책 방향 및 시사점: 미·중 관계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지면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반도체가 경기도의 중국 주력 수출 품목인 만큼 도의 전체 중국 수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미국 수출은 소비재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안에는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중간재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대중 수출 품목 1위는 반도체로 232억8천2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도 각각 25억9천900만달러, 23억8천200만달러를 달성하며 중국 수출을 주도했다.

반도체 외에도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기구부품 등 전자부품들도 중국 수출에서 5위 안에 드는 품목이어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전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환율조작국 지정 등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조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중국과 함께 한국도 미국의 표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직접 영향이 있는 조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