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기원 자체개발 품종
밥맛 탁월-병·해충 강점 불구
정부 지정 못받자 농가 반발
재배 확대·수출 계획에 타격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이 20여억원을 투자해가며 자체 개발한 토종 벼 품종인 '참드림'이 수확량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 보급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경기미를 대표했던 기존의 일본 품종들보다 밥맛이 뛰어나고 병·해충에 강해 재배 면적을 늘릴 예정이었던 농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27일 농기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개발한 '참드림'을 생산력 검정 시험(2009~2011년)과 지역 적응 시험(2012~2014년)을 거쳐 2016년부터 일반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었다. 10여년간 20여억원이 투자됐다.
하지만 전국 벼 재배 면적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품종인 '새누리'(10a당 571㎏)보다 평균 수확량(10a당 590㎏)이 많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정부 보급종으로 지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참드림 재배 면적을 경기지역의 5%가량인 3천㏊까지 확대하려 했던 농기원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파주시의 경우 참드림 재배 면적을 전체 면적의 22%(1천400㏊)까지 늘린 뒤 내년에 추가 확대할 예정이지만, 내년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해 베트남에 참드림을 수출할 계획이었던 안성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참드림을 재배 중인 법인 대표 김모(49)씨는 "경기미를 대표했던 추청보다 병해충에 강하고 밥맛이 뛰어나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데, 편의주의적 행정으로 배제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농기원 관계자도 "평균 수확량을 집계한 당시 풍년이어서 정부 기준을 초과했지만 식미테스트에서는 기존 품종인 '고시히카리'와 '추청'보다 밥맛, 찰기, 밥 모양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경기미를 대표할 토종 품종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부 보급종을 폭넓게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확량 기준을 명문화한 것은 아니지만 쌀 과잉 공급으로 이보다 수확량이 적은 품종을 신규 보급종으로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