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흡연율은 소득과 교육 수준과 같은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계층별로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흡연율은 소득과 학력이 낮을수록 올라갔고, 청소년 흡연율도 부모 소득이 적은 경우 더 높았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의 건강수준 제고를 위한 건강형평성 모니터링 및 사업 개발' 연구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2013∼2015년 흡연율은 42.0%이지만, 사회경제적 위치(socioeconomic position)에 따른 인구집단별 흡연율은 서로 차이가 있었다.

소득 수준을 상, 중상, 중하, 하로 구분했을 때, 각각의 흡연율은 44.9%, 43.5%, 42.0%, 37.1%로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았다. '상'과 '하' 계층의 흡연율 차이는 7.8%포인트에 달했다.

교육수준별로는 30∼64세 인구집단에서는 초졸 이하의 흡연율이 63.8%로 가장 높고 이어 중·고졸(53.8%), 전문대졸 이상(41.2%) 순으로 흡연율은 교육 수준에 따라 최대 22.6%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육체직의 흡연율이 52.5%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판매직(28.9%), 사무직(26.1%) 순이었다.

흡연율의 사회경제적 격차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집단에서도 비슷했다.

보고서는 "흡연율의 차이는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인구집단에서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계층별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흡연율도 부모세대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12∼18세 남성 청소년의 2016년 흡연율은 9.6%인데, 가구 소득 수준에 따른 청소년 흡연율은 소득 수준이 하(17.2%)인 집단에서 가장 높았으며, 중하(8.9%), 상(7.3%), 중(5.4%), 중상(5.1%) 순이었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은 것이다.

학교 유형별로는 특성화계고(17.4%)가 가장 높았고, 일반계고(7.8%), 중학교(2.5%) 순이었다.

청소년 흡연율은 부모의 교육 수준에 따라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아버지 교육 수준이 중졸 이하인 경우 청소년 흡연율이 12.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고졸 이하(8.0%), 전문대졸 이상(4.9%) 순이었고, 어머니 교육수준별로도 중졸 이하인 경우가 9.7%로 청소년 흡연율이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부의 불평등뿐만 아니라 건강불평등 또한 세대 간에 대물림될 우려가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라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중재의 필요성을 제기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