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지난달에만 5조원이 늘었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강화된 대출규제 도입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는 수요가 많아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 시작을 앞두고 주택매매도 많았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여신전문업체, 새마을금고 등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3월 증가폭(5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5천억원 줄었다.

1분기 기준으로는 13조4천억원이 늘어 지난해 1분기(15조3천억원) 보다 1조9천억원 축소됐지만 여전히 강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더 늘었다.

지난달 말 776조3천억으로 한 달 전보다 4조3천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전월 대비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작년 11월(6조7천억원) 이후 최대였다. 3월 기준으로도 작년(2조9천억원)보다 확대했다.

다만 2015∼2016년 3월 평균 증가액(4조8천억원)보다는 적었다.

가계대출 증가는 지난달 말 DSR 등 강화한 대출규제 정책 도입을 앞두고 대출을 앞당겨 받은 여파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사철이라는 계절 특징과 정부 대책 등이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2조8천억원 늘어난 576조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작년 12월(2조8천억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다.

금융위는 "이달 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조치 적용을 앞두고 주택매매거래량이 늘어나서 주택담보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작년 10∼12월 1만호를 밑돌았으나 올해 1월 1만호, 2월 1만1천호에 이어 지난달 1만4천호로 증가세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아우르는 은행 기타대출은 1조5천억원 증가한 199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설 상여금 효과로 2월 7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나 지난달 증가 폭을 다시 키웠다.

2금융권 대출은 7천억원 늘었다. 지난 2월 증가폭(8천억원) 보다 1천억원 줄었다.

상호금융은 전월과 유사했으며 보험은 1천억원 늘었다.

또 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500억원)이 늘어나며 1천억원 늘었고, 여신전문회사들은 카드 대출이 늘어나며 5천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담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및 자영업자대출 증가 등이 문제 될 수 있다"며 "선제적인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지속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 2018년 가계부채 위험요인 점검에 따른 대응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