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아파트 관리비를 야금야금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화성시 아파트 입주자대표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화성 기안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75)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위) 회장을 맡아 관리비를 빼돌려 쓰다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씨는 2011년 7월 아파트 인근 치킨집에서 입대위 이사, 감사 등과 함께 회식비로 6만4천500원을 사용하는 등 4년간 아파트 관리비 1천257만9천760원을 쓴 혐의(업무상횡령)를 받고 있다.

인근에 있는 화성 반송동의 한 아파트 입대위 총무 이모(65)씨와 감사 안모(44·여)씨도 지난 2014년 8월 아파트 관리비 100만원을 워크숍(야유회) 명목으로 사용해 적발됐다.

이들은 동대표 9명과 공모해 각 30만원씩 '명절 떡값'을 나누는 등 2년간 노래연습장비, 케이크 구입비 등 총 43회에 걸쳐 693만8천400원을 쓴 혐의도 있다.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들은 법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경비를 지출했고, 운영비가 부족하면 예비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관리규약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형사12단독 이주연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 30~15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입대위 의결을 거쳤는지와 상관없이 운영비는 아파트 공동주택 관리규약에 정해진 용도에 맞게 지출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