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철새와 습지 보전을 위한 국제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에 3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철새·습지를 매개로 한 남북 교류와 동아시아 공동 연구 활동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EAAFP 사무국은 지난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이 36번째 정식 파트너로 가입하고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금야 습지보호구역을 EAAF(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지역으로 지난 11일 지정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북한 평안남도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금야 습지보호구역은 두루미 등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물새들의 서식지다. 이 때문에 EAAFP 사무국은 2016년 12월 북한에 EAAFP 정식 파트너로 가입을 요청한 바 있다.

EAAFP는 북한의 가입으로 서해 철새와 습지 보전사업을 비중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해 연안습지는 물새 수천만 마리의 중간 기착지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중국, 북한이 매립 사업을 벌이면서 넓적부리도요, 붉은가슴도요 등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북한이 국제 공동 연구에 참여하게 되면서 넓적부리도요와 붉은가슴도요 등 철새들의 서식지 조사·보전 활동은 더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류영(Lew Young) EAAFP 사무국장은 다음 달 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관한 워크숍에 참여해 북한과 철새·습지 공동조사 방법 등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는 러시아 극동지방과 미국 알래스카,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르는 22개국을 지나는 경로다. 이 경로에는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32종의 물새와 위기에 근접한 19종의 물새 등 5천만 마리의 이동성 물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