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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지난달 말 인천 남동유수지 앞에서 저어새가 둥지를 튼 지 10년을 기념해 열린 '저어새 환영잔치'에서 한 초등학생은 작은 손으로 노란색 리본에 글을 적어 나무에 매달았다. "저어새를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학생의 바람은 건물을 짓고,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누리는 자연을 계속 향유하고 싶어했다. 이곳에서 만난 중·고등생, 학부모들은 한목소리로 '환경', '보전', '보호'를 강조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200명. 대다수는 학생이었다.

선거철이다. '발전', '개발', '신축' 등은 후보들이 앞세우는 단골 키워드다. 이들이 이러한 키워드를 앞세운 공약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며 이러한 공약이 '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약은 학생들의 바람인 '보호', '보전'과는 동떨어져 있다. 중고등학생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일까.

멸종위기인 저어새는 송도국제도시의 매립계획을 바꿔놓았다. 환경단체 뿐 아니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행정기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정하며 저어새 보호를 위한 정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선거에서 저어새는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저어새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당장의 표에만 관심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선거가 2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인천은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이자, 다양한 철새의 쉼터다.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의 먹이터인 인천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선거가 '생태도시 인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운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