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점 등 입이 허는 증상 반복땐 의심
안구 뒤 포도막염 등 합병증 조심해야
'전체 부위' 완전형 비율은 최근 '감소'
방동식교수 '英 임상경과' 분석 자료내
9월 네덜란드 학회 신약개발 효과 기대
베체트병(Behcet's disease)은 입 안, 피부, 눈, 성기 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1937년 터키 피부과 의사 훌루시 베체트가 구강 궤양, 피부 병변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하나의 질환으로 발표하면서 그 이름을 따라 베체트병으로 명명됐다.
조선시대 중종이 베체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발병 분포는 극동아시아, 중동 지역이 대부분이다.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국내 베체트병 진료 인원은 1만8천326명이었다.
2014년(1만7천915명)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세계베체트병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방동식 교수(피부과)는 1983년 세브란스병원 재직 시절 국내 최초로 '베체트병 클리닉'을 개설하고 이후 30여 년 간 이 병을 진단, 치료해 온 권위자다.
방 교수는 지난 2014년 '영국 피부학 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1983~2012년의 국내 베체트병 환자 3천674명의 임상 경과를 10년 단위로 분석한 자료를 냈다.
그 결과 베체트병이 신체 모든 부위에 나타나는 완전형 비율은 34.5%(1983~1992년)에서 15.0%(2003~2012년)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눈에 염증이 발생하는 베체트병 환자 비율은 40.5%에서 33.3%로 줄었다. "개인 위생 환경이 좋아지고, 조기 진단과 치료가 신약 개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방 교수는 추정했다. 완치가 어렵지만, 치료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였다.
베체트병은 보통 입 안에 원형으로 파인 형태가 하얗게 덮인 모습이 보이는 구강 궤양으로 시작된다. 입이 허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했을 때 이 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피부에 둥그런 모양의 붉은 반점 형태가 나타나는 것도 베체트 병의 증상 중 하나다.
베체트병 환자는 합병증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눈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 가장 위험하다. 안구 뒤쪽에 병변이 발생하는 후방 포도막염의 경우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뇌졸중 형태로 나타나는 신경베체트증, 동맥 파열을 유발하는 혈관염 등의 합병증이 이어질 수 있다.
방 교수는 오는 9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베체트병 학회 참석을 앞두고 '신약 개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제로 눈 또는 장기에 발생하는 베체트병 치료가 제한적이었는데, 신약 개발이 약제 치료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 교수는 "과거 베체트병은 눈에 염증이 발생하면 대부분 실명한다고 봤지만 최근에는 치료제의 발전으로 실명 빈도가 줄었다"며 "입이 자주 헐고 피부에 뾰루지 같은 염증이 잘 발생하면 베체트병 전문의를 방문해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피곤하면 입이 자주 허는 사람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자기 면역력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