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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영 경제부 기자
고봉밥을 먹던 한국인, 언제부터 밥그릇이 작아졌을까. 밥그릇이 작아진 것은 박정희 정부 때의 일이다. 당시 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절미운동이 펼쳐지면서 지금의 스테인리스 밥공기가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30년 새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쌀 생산량도 줄었지만, 적정 수요량보다는 과잉 생산되면서 쌀값이 폭락했다. 정부가 거꾸로 쌀 생산조정제를 추진한 이유다.

쌀 생산조정제는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콩·옥수수 등 다른 작물로 옮겨갈 경우 정부가 논 1㏊당 340만원의 보조금을 2년간 지급하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의 시도는 '반타작'으로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쌀값은 정부가 책임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벼농사를 짓지 않도록 유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쌀값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금으로 남아도는 쌀을 사들이는 모순된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이 한 가마(80㎏ 기준)당 12만원대로 폭락하자 7천200억원을 들여 쌀 37만t을 사들였다. 이후 쌀값은 가마당 17만 원대로 뛰었다.

사정이 이렇자 생산조정제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당장 2년간 보조금을 받자고 수익성 등이 불투명한 다른 작물로 갈아탈 농민들이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경기도는 쌀값이 다른 시·도보다 20㎏ 기준 1만 원가량 비싸 타 작물 전환율은 전국의 4분의 1수준인 16%대에 그쳤다.

경기 지역 65세 이상 농촌 인구는 35.4%, 3명 가운데 1명꼴이다. 고령의 농민들이 수십 년간 지어온 벼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게 하려면 정부는 '농심(農心)'을 움직일 일관되고 적극적인 신호를 줘야 한다.

/조윤영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