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0·25 재보선에서 완패하자 뒤따른 후보조기가시화론과 선(先) 당정쇄신론의 밑바닥에는 당 주도권과 대선후보를 염두에 둔 세력들의 사활을 건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동교동계 구파는 다른 파벌로부터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을 차기후보로 밀고 있다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10·25 선거 패배이후 후보조기가시화론을 맨처음 주장한 이훈평(李訓平)의원은 권노갑(權魯甲)고문의 대변인격을 자임할 정도의 핵심 동교동계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구파에서 먼저 이번 내분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됐다. 한광옥 대표, 중도개혁포럼, 김옥두 의원까지 나서 부인한 것도 조기가시화론에 대한 당내 이상기류를 감지했기 때문이란 게 정설이다.
구파 다수의 견해는 “하루빨리 이회창 총재에 필적할 대권후보를 가시화시켜야 권력누수를 막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교동계 신파는 물론 김근태, 정동영 최고위원 등 당내 개혁세력들은 끊임없이 먼저 당정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오고있다.
이들은 “극소수 동교동계(구파)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번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 또한 (한광옥 대표를 포함한) 당과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