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부축받는 김성태<YONHAP NO-2197>
김성태 부축하는 우원식 8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부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野 거듭 성토

부담 안고 드루킹 특검 수용한만큼
한국당, 민생법안 처리등 양보해야
특별검사 추천 與 거부권 포기못해

#한국당, 與 조건부 특검 공세

'위장 특검쇼' 조건·단서 너무많아
대국민 사기극… 당 명운걸고 관철
최종 결렬땐 5월국회 종료선언할듯

여야가 국회 정상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된 8일 진통 속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방향을 두고 의견 접근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서로 내세운 조건에 대해 이해가 갈리면서 극적 타결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자유한국당 윤재옥, 바른미래당 오신환,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이용주 원내 수석부대표는 오찬 회동에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추가로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토대로 오후 5시 30분부터 단식 중이던 김성태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우원식,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가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회의 10분 만에 결렬됐다.

원내 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의견 일치를 본 부분을 각자 보고한 뒤 원내대표 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불발로 끝난 것이다.

앞서 열린 수석부대표 회동에선 '드루킹 특검 및 추경 21일 동시처리' 시나리오가 비중 있게 논의됐고, 민주당 요구대로 두 현안을 동시처리 하되, 야당 요구를 반영해 처리 시점을 24일에서 21일로 앞당기고 추경안보다 특검을 본회의 안건으로 먼저 상정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또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진행하되, 그 전에 판문점선언을 지지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먼저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당


= 한국당의 최후통첩에 대해 민주당은 한국당을 거듭 성토했다.

민주당은 당원들의 반대 등 정치적 부담을 떠안고 특검을 수용하기로 한만큼 한국당도 국회의 판문점선언 지지 결의안과 민생법안 처리 등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어떻게 이보다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나. 야당은 눈 가리고 아웅도 정도껏 하기 바란다"며 "오늘까지 국회를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민생국회는 물 건너간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람을 특별검사로 추천하는 것에 대비해 여당의 거부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특검법 명칭에 김경수 의원의 이름 등을 추가하자는 야당의 주장도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이 특검 수용에 조건을 많이 붙였다고 하는데, 우리는 국회가 해야 할 일을 열거한 것"이라며 "특검에 대해서는 최소한 거부권을 줘야 하고, 드루킹 특검 하자고 해서 '드루킹 특검법'이라고 하자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제시한 협상안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임을 분명히 하면서 '배수의 진'을 친 분위기다.

■ 한국당

= 한국당은 '조건부 특검'을 제안한 민주당을 향해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당 내에선 "당의 명운을 걸고 특검을 관철하겠다. 5월 임시국회를 넘어 국회 해산도 고려해야 할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조건부 특검' 제안에 대해 "하다 하다 이제는 '위장 특검쇼'까지 하고 있다"며 "구질구질한 조건들과 단서가 너무 많다"고 일축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경찰이 전날 발표한 드루킹 사건 수사결과를 언급하면서 "대선 기간 도무지 얼마만큼의 여론조작이 있었는지 상상조차 힘들다"며 특검 실시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 역시 "이번 사건은 거대한 몸통이 민의를 왜곡한 것"이라며 "특검을 통해 대국민 사기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한국당은 명운을 걸고 특검을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드루킹 특검 등과 관련한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을 규탄하는 한편 5월 국회 종료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여 투쟁 방향도 다시 정한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강경파 의원들은 그동안의 천막 농성이나 단식 등을 넘어서는 '초강경 투쟁'을 요구하며 '의원직 총사퇴'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