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10.25 재보선 패배 수습책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선
(先) 당정쇄신론'을 주도하는 개혁파 그룹이 동조세력을 규합, 즉각적인 인
적쇄신 관철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한광옥(韓光玉)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정기
국회후 쇄신'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당정쇄신의 시기와 폭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세(勢) 대결'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29일 당내 최대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사
람들에 대한 과감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쇄신대상으로 K씨를
거론한 것과 관련, 당내 핵심세력인 동교동계가 반발하고 있어 당정쇄신
을 둘러싼 진통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30일 '개혁파는 한곳으로 응집될 것 같다'며 '오늘 저녁
재선, 3선 의원을 포함한 몇명이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개혁파
의원들이 세력 규합 움직임에 나서고 있음을 전했다.
조순형(趙舜衡) 장영달(張永達) 의원 등 당내 개혁성향 중진의원 모임인
'여의도 정담'도 31일 오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선 쇄
신, 후 전대논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바른정치모임'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29일 저녁 자체모임에
참석한 후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니 결집해야 한다. 다른 의원들과도 만나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도 2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
의 상태는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로서 (선거 결과에 대해)'이것
은 내 책임이오'하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해 쇄신론에 가세
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선 쇄신'을 요구하는 인사들은 '열린정치포럼' '바
른정치모임' '새벽 21' '여의도 정담'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선주자 중 김
근태, 한화갑, 김중권(金重權)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이 가세하는 양상
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지금 정기국회가 열려 있는 만큼 국회가 끝난 후 국정
쇄신과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선 쇄신 불가' 입장을 분명
히 했다.
한 대표는 '쇄신론이 확산되고 있는 않느냐'는 질문에 '당내에는 그렇
지 않은 여론도 상당히 많다'며 '일부 여론을 전체여론으로 말하면 안된
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은 당정개편에 부정적
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개혁파 의원들의 세규합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전날의 '중개포' '바른모임' 회동에서 동교동계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된 것과 관련,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동교
동에 선거패배의 책임을 묻기 전에 최고위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역할
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근거없이 국민과 민심을 팔면서 인민재판
식 비난을 계속한다면 이쪽에서도 개인이름을 거명하면서 조목조목 반박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훈평(李訓平) 의원도 '한나라당이 제기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민주당에서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그것을 인정한다는
얘기'라며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 4역회의에서 10.25 재보선 패배로 불거진 당정개편
과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시기 등 각종 정치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당내에 특
별기구를 구성키로 했다. <연합>연합>
여 '인적쇄신' 갈등 조짐
입력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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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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