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의 '팝체인' 상장 연기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이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논란이 제기된 팝체인 상장을 연기했다.

빗썸은 16일 상장일정 변경 공지를 통해 17일 예정된 팝체인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빗썸은 "확인되지 않은 여러 허위 사실이 시장에 유포돼 해당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며 "일정대로 팝체인 상장을 진행하는 것이 시장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상장 연기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빗썸은 추후 팝체인이 글로벌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빗썸에 로그인을 할 때 팝체인을 제공하는 에어드랍 이벤트는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팝체인은 팝콘TV와 셀럽TV를 활용한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제작 과정에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앞서 지난 15일 빗썸이 팝체인 상장을 예고했지만, 최초 발행일이 불과 지난달 30일이고 신규가상화폐공개(ICO)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다.

빗썸은 지난 3월 23일부터 현재까지 아이콘, 비체인, 트론, 엘프, 미스릴, 모나코, 오미세고, 카이버네트워크, 골렘, 에이치쉐어, 질리카, 에토스 등 총 12개 코인을 신규 상장했다. 이 가운데 ICO 전에 상장한 사례는 없었다.

ICO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장 공시 당시 팝체인 보유자 수가 십여 명에 불과했고 상위 두 명이 전체 코인의 90%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분산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두 명이 전체 과반에 해당하는 코인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빗썸캐시 개발자들이 팝체인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게 되자, 인터넷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팝체인 상장이 신규 투자자의 자금을 겨냥한 다단계 금융사기와 다름없다는 의혹과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한국블록체인협회도 빗썸에 팝체인 상장을 중단하고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전하진 자율규제위원장은 "시장의 불안요소를 줄여야 신규계좌 개설을 포함한 정책적 요구를 정부도 수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자율규제 심사도 문제 발생 소지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수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