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대형화재가 발생해 155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과 자매병원인 세종요양병원에서 당직·진료를 대신하는 대진의사로 일한 의료진들이 불법 처방전을 작성한 뒤 의약품을 조제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진의사들은 화재와는 무관하며, 사고 후 수사기관이 세종병원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 재판대에 서게 된 것이다.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22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이 모(36) 씨 등 밀양 세종병원 대진의사 3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약식명령했다고 밝혔다.

세종병원은 의료인 수가 부족해 외부 의료진을 대진의사로 고용해 야간당직 등을 세운 것으로 수사결과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1월 15일부터 화재사고가 난 26일 오전까지 자신들 이름이 아닌 세종병원 병원장 석모(53·불구속 기소)씨 명의로 처방전을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약식명령은 혐의가 무겁지 않은 사건에서 공판 없이 벌금·과료 등을 내리는 절차다.

법원은 또 약사가 아닌 간호사에게 의약품을 조제토록 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약식재판에 넘겨진 전 세종요양병원 의사 손모(76)씨와 손씨의 지시로 약사 면허 없이 의약품을 조제한 세종요양병원 간호사(44·여)에게 벌금 200만원씩을 약식명령했다.

아울러 법원은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에 10㎾급 발전기 1대만 설치하고도 20㎾급 발전기 2대를 설치한 것처럼 허위시험성적서를 작성해 밀양시 보건소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방조)로 발전기 설치업자 이 모(41)씨를 벌금 300만원을 약식명령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