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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사비를 털어 네팔 산골의 학교를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DB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네팔 산골의 한 학교 복구에 써달라며 사비를 털어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청와대와 네팔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자신과 인연을 맺었던 네팔의 누와코트 지역에 있는 아루카르카 학교의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지인들과 함께 135만 루피(한화 약 1천350만원)를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인 지난 2016년 6월 랑탕 지역 트래킹을 위해 네팔을 방문했다. 그는 2천 명 가까이 사망한 2015년 대지진으로 극심한 피해를 봤던 아루카르카 중학교를 찾아 4시간 동안 머물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재건작업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자신의 가이드를 맡아준 박타 람 라미차네 씨에게 '앞으로 이 학교를 잊지 않고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그때 약속을 떠올리고 학교 복구 상황을 파악하다가 예산 부족으로 복구가 더디다는 소식에 사비 500만 원을 건냈다.

당시 네팔행에 동행했거나 연결해준 이들이 추가로 돈을 모아 1천500만원을 지난 4월께 현지에 전달했다. 이중 1천350만원은 학교에, 나머지 150만원은 심장병을 투병 중인 네팔 출신 한국 이주 노동자의 치료비로 쓰여졌다.

청와대는 두 달 가까이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르틱 아비얀 데일리', '나가릭 뉴스 데일리', '안나푸르나 데일리' 등 네팔 현지 언론들이 지난달 30일자로 일제히 보도하는 바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네팔 트래킹 때 한 현지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한국과 네팔의 우정을 잇기 위해 사비를 낸 것으로 안다"며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현지 언론에 보도되는 바람에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