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농협에서 관리하는 창고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슬레이트 지붕으로 덮인 채 방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건강 위협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3일 의왕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1975년부터 의왕시 고천동 일대 330여㎡ 크기의 창고를 사용 중이다. 농기구 등 농업용 기자재 보관을 위한 용도로, 현재는 사무집기 등을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창고 지붕이 석면슬레이트로 지어진 데다 40년 이상 지나며 노후되자, 인근 주민들이 석면 제거 등을 요구하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된 석면은 흡입 시 15~40년의 잠복기간을 거쳐 악성중피종 등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국내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인근 고천초교 학부모 A씨는 "곳곳에서 석면 제거·해체 작업이 한창인데, 농협에서 석면슬레이트 지붕의 대형 창고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초등학교,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아이들을 비롯해 지역 주민의 건강을 해칠까봐 우려되지만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대책 없이 방치돼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해당 창고는 의왕시의 고천 '나'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지역 내 위치해 있다.

그러나 아직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서류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오는 2021년께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준공까지는 수년이 더 소요된다.

의왕시 관계자는 "워낙 오래된 데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사유지이기 때문에 관리 책임은 의왕농협에 있고 시에서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왕농협 관계자는 "현재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수용이 완료되면 해당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 철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창고 용도로 쓰고 있는 데다 개인이 아닌 의왕농협의 자산이기 때문에 함부로 허물고 처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석철·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