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부동산임대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국세통계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사업자 수는 741만7천244명으로 지난해 4분기 말(730만8천536명)보다 10만8천708명 늘었다.

전체 사업자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부동산임대업자였다.

부동산임대업자는 올해 1분기 동안 6만9천503명 늘었다. 전체 사업자 증가분의 64%를 부동산 임대업자가 차지한 셈이다.

부동산 임대업자의 증가 규모는 전체 14개 업종 중에서 가장 컸다.

서비스업 사업자는 1만8천430명(1.3%) 늘어나면서 두 번째로 많이 늘었고 전기·가스·수도업(8천773명), 건설업(6천95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소매업 사업자는 1분기 동안 5천794명이나 줄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광업도 22명 줄었다.

부동산임대업자 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사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3월 기준으로 전체 사업자에서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사업자 비중은 2016년 21.7%, 2017년 22.5%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23.9%를 기록했다. 사업자 4명 중 1명은 부동산임대업자라는 뜻이다.

반면 대표적인 서민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업 사업자 비중은 2016년 3월 10.5%에서 올해 3월 9.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소매업과 도매업 비중도 각각 13.0%에서 12.2%로, 9.1%에서 8.4%로 하락했고 제조업 비중도 8.4%에서 7.9%로 뒷걸음질 쳤다.

최근 부동산임대업자의 증가세는 커지는 대출 규모에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월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92조8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4천억원 늘었다.

2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작년 11월(3조2천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부동산임대업 위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시행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도 부동산임대업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부동산임대업자 등록 유도 정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책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임대 수익을 올렸던 다주택자들이 사업자 등록을 하면서 양성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에게 세제 감면, 건강보험료 인하 등의 혜택을 주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1인 가구 증가, 외식문화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음식·숙박업 등 서민 자영업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일부 사업자들이 임대업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월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부동산임대업에 사업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에서 월세 가구 비중은 22.9%를 기록, 1975년 관련 통계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전세(15.5%) 비중을 추월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 교수는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면서 지금까지 사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부분이 양성화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