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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 4일 오전 밀수·탈세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진그룹 일가의 장녀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18일 조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자신의 남편의 점심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남편의 수행기사에게 "정신 똑바로 차려요. 당신은 하루아침에 잘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발언한 휴대폰 녹취록을 보도했다.

A씨에 따르면 파일이 녹음된 시기는 지난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다. 당시 A씨는 남편의 점심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 남편의 수행기사인 A씨는 1년여 동안 일해 왔으며, 매일 아침 오전 7시 30분 서울시 용산구 동부이촌동으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행기사와 자택에서 일하는 가정부 등 근무자들은 조 전 부사장의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종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며 "그런 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폭언이 날아왔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파일 속 여성은 "또 무슨 거짓말 했는지 이실직고해요", "이제 간땡이가 부었어?", "뭘 시정할 건데, 시정할 거 없어. 내일부터 나오지 마요" 등의 폭언을 퍼부으며 통화 A씨를 압박했다.

남성이 "시정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저희 딸을 걸고도 맹세하지만 그거 외에는 없어요" 등의 사과를 수 차례에 걸쳐 했지만 파일 속 여성의 화는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해당 여성은 "당신은 하루 아침에 잘릴 수 있는 사람이야. 내가 월급 주는 사람"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녹취록 파일을 공개한 A씨는 1년쯤 되던 날 불안증세가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스트레스성 두드러기라는 진단을 받아 집안의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지만 고민 끝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 전 부사장이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 밖에서 일어났고 개인적인 일"이라며 "녹취파일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